타임머신

시간여행을 하게 되면 어디로 가고 싶나요? 가장 즐거웠던 추억이 있는 그곳으로 갈까요. 미래의 나를 찾아갈 건가요?

로미오와 줄리엣을 쓰는 셰익스피어에게 다가가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해달라고 할 건가요. 악법은 법이 아니라고 말하며 독배를 마시는 소크라테스를 말릴까요. 누가 당신에게 총을 쏠 거라며 경교장에 있는 김구 선생을 피신시킬까요. 천만 원을 빌려 달라는 친구가 전화하기 직전에 손전화를 꺼놓을 건가요. 헤어지자는 애인을 가로막고 이렇게 헤어지면 안 된다고 옷고름을 부여잡을까요.

노벨상을 받는 한국인 과학자를 위해 스톡홀름에서 기립박수를 칠 건가요. 주식 객장에 앉아 삼십 년 동안 가장 많이 오른 주식을 찾고 있을까요. 통일되는 그날 가장 먼저 군사 분계선을 건너갈까요. 이번 토요일 로또 추첨을 보러 갈 건가요.

바로 당신 앞에 타임머신이 놓여 있다면 어디로 가실 건가요?

그런데 그 타임머신이 일회용이라면 어떡하실래요? 과거든 미래든 갈 수는 있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올 수 없는 혼자 타는 일회용 타임머신이라면 당신은 타고 가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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