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멀리 뒤돌아 볼수록 더 멀리 앞을 볼 수 있다

서양고전에서 배우는 리더십
1. 헨리 포드의 융통성 없는 경영의 종말

단호함이 지독한 아집으로 변한 예는 고대 그리스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극히 현대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예컨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동차 생산에 있어서 경이적인 성장과 계속된 생산성의 기록 갱신으로 산업의 기적을 이룬 그 유명한 헨리 포드의 경우를 보자. 포드는 지극히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대중적이고 저렴한 가격의 차-그 유명한 모델 T-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그의 사명은 계속해서 단가를 낮추어 나가면서 하루에 더 많은 차를 생산하는 것이었다. 기업가들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는 편집증적인 열정으로, 포드는 '누구든 내 차로 타고 갔다 올 수 있는 자동차를 많이 생산한다'는 거창한 계획에 몰두하였다. 그의 계획은 착착 진행되어 갔다. 15년 동안 포드사의 자동차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66퍼센트를 점유했으며 전례없는 고속성장의 신화를 이룩하며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굳건한 아성을 쌓았다.

그러나 포드의 성공담은 아이러니하게도 초반의 성공의 밑거름이었던 목표에 대한 편집증적인 몰두의 희생물로 끝이 나고 말았다.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승차감이 좋고 외관이 아름다우며 기능이 다양한 쪽으로 변하자 모델 T는 구식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헨리 포드는 크레온처럼 시기를 놓칠 때까지 주위 사람들의 충고를 듣지 않았다. 윌리엄 너드슨은 그 당시 사장에게 모델을 바꿔야한다는 충언을 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1921년에 회사를 떠난 사람들 중의 한 명이었다. 그는 제너럴 모터스사에 입사해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시보레 자동차의 개발 생산에 더욱 박차를 가했으며 드디어 저가품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던 포드사를 따라잡았다. 반면 포드의 고집은 경악할 독재성(그는 권력의 집중화를 위해 비밀경찰단을 고용하여 강훈련을 시켰다)과 어우러져 1920년대에 회사를 거의 파산지경까지 몰고 갔다. (88)

2. 부하는 상사의 스승이다

군주가 성공하도록 도와주는 것보다 신하의 도리에 있어 중요한 것은 없다. 이것이 신하의 존재 이유이다. 그의 역할은 단순히 상사를 즐겁게 하고 기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승처럼 가르침을 주고 때로는 언짢은 충고도 하는 것이다.

완벽한 신하의 할 일은 그가 보위하는 군주의 신임과 호의를 얻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신하는 군주가 언짢아할까 두려워하지 말고 언제나 군주가 알아야 할 모든 것에 대해 진실을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만일 군주의 마음이 옳지 않은 족으로 기울어진 것을 알았을 때 신하는 과감히 반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의를 갖춰 그동안 얻은 호감과 신의를 이용해 악의있는 계략으로부터 군주를 구출하여 덕의 길을 걷도록 인도해야 합니다. (120)

3. 보수와 개혁, 극단주의는 피하라

전통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 관리자는 쉽게 파괴시켜 버리며, 다시 전통을 세우기는 어렵다. 따라서 조직을 변화시키려는 어떠한 노력도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실행되어야 하며, 변화는 그 역사와 전통과의 맥락에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중략)

왜 기업인이 역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메이 교수는 이렇게 대답한다.

"우리가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여러 개의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 방법은 역사적인 관점에서 사고하는 법을 배우는 데 도움을 준다. 정확한 정책결정자는 거의 본능적으로 어떠한 문제를 역사적인 맥락에서 이해한다. 신속하게 대처를 잘하는 경영자는 많다. 그러나 역사적인 사고방식이야말로 효과적인 리더십과 정책 결정의 디딤돌이다." (187)

4. 생각을 바꾼 포드

지도자에게는 언제나 다양한 역할이 요구되어 왔다. 아마추어 역사가에다가 직업설명가까지 하라면 과한 요구일까? 그러나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 살면서 역사적 고찰을 통해 조직의 영속성에 대한 감각을 가지는 것은 장차 어떤 사업이 유망할까를 아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역사는 허풍이 아니다. 사실이다. 포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러나 더 현명해진 뒤에야 그것을 깨달았다. 그는 미시간 이어본에 있는 포드 음악당의 출입문 위에 다음과 같이 새겨놓게 했다.

"좀 더 멀리 뒤돌아다 볼수록 더 멀리 앞을 내다볼 수 있다." (189)

서양고전에서 배우는 리더십/존 K.클레멘스/김은정 역/매일경제신문사 19991130 254쪽 7,000원

목표에 대해 편집증적으로 몰두하는 군주와
군주를 덕의 길로 걷도록 인도하지 못하는 신하가
100만 촛불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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