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달인이 되는 방법

신입사원 연수시절. 커뮤니케이션 게임이라는 걸 했습니다. 무슨 거창한 게임이 아니라 열 명 정도가 한 조가 되어 맨 앞사람이 종이에 적힌 문장을 보고 귓속말로 뒷사람에게 적힌 대로 전달하면 그 사람은 또 다음 사람에게 전달합니다. 마지막 사람은 그렇게 전달된 문장을 종이에 적어 원래 문장과 비교하는 식입니다.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라는 문장이 열 사람 입과 귀를 거치면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 산다」로 변하는 식이더군요.

결과의 황당함 때문에 박장대소합니다. 들은 대로 전달하면 되는데 주관적인 생각이나 해석해서 문장 구조뿐만 아니라 억양이나 분위기까지 바꿔 전혀 엉뚱한 문장으로 변하니까요. 새삼 대화의 중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때 이후로 점점 대화와 소통(疏通)이 어렵다는 걸 느낍니다. 뜻이 통하기 이전에 오해라도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커지더군요.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도 말이 통하지 않아 다투는 마당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들과는 오죽하겠습니까?

그럼 소통의 달인이 되는 비법은 있을까요? 입은 하나고 귀가 둘인 까닭은 적게 말하고 많이 들으라는 뜻이라는군요. 귓속말로 쑥덕대며 전달된 말을 듣는 게 아니고 내 귀로 직접 듣는 것이 아버지를 가방에 들어가게 하는 우를 막을 수 있겠지요. 소통의 달인이 되는 방법도 입은 다물고 두 귀를 활짝 열며 열공하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아, 또 하나의 방법이 있습니다. 컨테이너 박스로 대로를 막아 소통(小通)하는 길이 있습니다. 손쉽고 편한 길이지만 점점 귀는 없어지고 입만 자꾸 늘어나는 후천성 소통결핍증이라는 난치병에 걸릴지도 모릅니다. 병이 깊어질수록 점점 더 높은 성을 쌓고 싶어 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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