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동안 꿈꾸게 하는 소식

실로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착한 소식을 접했습니다. 로또가 1000원으로 값을 내리고 나서 처음으로 당첨금이 이월됐다는군요. 다음 회 당첨금이 200억 원 정도 될 거라 하네요.

가끔 꿈을 꾸고 난 후 로또를 한 줄 사곤 합니다. 특별히 점찍어 둔 번호가 없어 자동빵으로 사서 곱게 모셔둡니다. 그러면 토요일까지 행복해집니다. 머릿속으로는 소설을 쓰기 시작하고 마음은 이미 시차적응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쓸데없이 여권 유효기간을 확인해 보기도 하지요.

꿈을 꾼 후 로또를 사면 눈을 뜨고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이번 주에 한 줄 사야겠습니다. 그리곤 주말까지 대굴빡을 굴리며 열심히 공상소설을 쓰겠습니다. 대굴빡을 굴리면 과부하가 걸리며 삐걱거리기 마련인데 이럴 때는 신기하게도 가속도가 붙습니다.

요즘은 부쩍 쇠고기가 먹고 싶습니다. 미제를 최고로 쳐주던 시대, 승승장구하며 사장까지 하신 대통령께서 싸고 맛있다며 강추한 쇠고기가 솔직히 최고는 아니죠. 혹시 아직도 무조건 미제가 제일이라며 살고 계시는 건 아니겠지요?

1등에 당첨되면 제일 먼저 좋아하는 차돌박이를 먹으러 갈 겁니다. 도살장 옆에서 먹는 고기가 으뜸이지만 미국까지 가서 먹고 싶지는 않네요. 시골 고향 옆 동네 횡성 한우가 그렇게 맛있다는데 가보질 못했습니다. 그곳에 가서 한 삼 년은 쳐다보기도 싫을 정도로 원 없이 처먹을랍니다.

주말까지 버킷 리스트를 만들려면 행복한 비명이 절로 나오겠지만 로또 한 줄이 꿈을 한없이 부풀어 오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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