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지성의 지혜

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대중지성은 과연 지혜로운가? 신영복 교수는 최근 나온 책 《여럿이 함께》에서 영국 유전학자 프란시스 골튼(1822~1911)이 시골 장터에서 겪은 일화를 소개했다. 시골 장터에서 열린 황소 몸무게 알아 맞히기 퀴즈에서 아무도 답을 맞히지 못했지만, 퀴즈에 참가한 사람들이 적어 낸 몸무게를 합쳐서 나누어 보니 맞았다는 이야기다. 신교수는 "단 한 사람도 맞히지 못했지만, 여러 사람의 판단이 모이니까 정확한 몸무게를 맞힐 수 있었다. 언론도 얼핏 보기에 어리석어 보이는 대중의 지혜를 모아 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 대중은 잘 안다"고 했다. '대중의 지혜'는 디지털 철학자로 잘 알려진 피에르 레비 교수의 "개인으로 할 수 없는 일을 집단은 가능케 한다"는 '집단 지성'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강준만 교수의 의견은 다르다. "대중의 지혜는 사실 하나마나 한 소리다. 확률적으로 대중은 늘 지혜롭게 돼 있기 때문이다. 대중은 그 자체의 힘(머릿수 파워) 때문에 대중의 선택은 정당화되고 지혜가 되게끔 돼 있다. 대중은 이미 '지혜'라는 답을 내장하고 있는 개념이다. 예컨대, 대중이 선거에서 아주 어리석은 선택을 했을망정 그걸 무슨 수로 꾸짖을 것이며 바로잡을 수 있겠는가." (215)

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경향신문 특별취재팀/후마니타스 20080415 264쪽 14,000원

대중지성이란......
김대중의 민주화 투쟁 열정이 맨유로 간 박지성의 심장처럼 펄펄 뛰기 시작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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