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고향

고향 내려가시나요?

고향은 늘 낮은 곳에 있어서
땀 흘리지 않고도 갈 수 있는 곳입니다.
더 높이 오르려고 아등바등하다 보니
낮은 곳에서 왔다는 걸 잊고 있었습니다.

아름드리 느티나무는 그림자를 느리우며 반겨주고
어느새 얕아진 냇가에는 소금쟁이들이 장난을 겁니다.
들판에는 고단한 여름을 이겨낸 낟알이 익어가고
볼품없는 장독대에는 어미의 맴이 담겨 있습니다.

쉼 없이 숨차게 오르던 짓을 잠시 멈추고
가진 것 없이 나눌 줄 아는 넉넉한 그 품에서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원하는 바램만큼
딱 고만큼 아름 가득 정을 담아 오시기 바랍니다.

내 발자욱 소리를 기억하는 고향 가을을 쏘다니며
주섬주섬 담은 정만큼 올라가는 발걸음은 가볍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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