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소 먹이고 촛불 막다가 경친다

1.
구조조정을 하며 신식 군대를 우대하는 통에 불만이 가득했다. 게다가 13개월이나 급료가 밀려 있어 주둥이가 한 사발이나 나와 있었다. 성질이 뻗칠대로 뻗쳐 있던 차에 한 달치 급료를 쌀로 줘서 받아 들었다. 이런 육시랄. 양도 절반밖에 안 됐고 그나마 받은 쌀에는 모래와 겨가 섞여 있었다. 항의하자 주동자를 포도청에 가두며 모진 고문을 가하고 2명이나 처형하도록 하였다. 이 소식을 들은 구식 군인들이 격분하여 폭동을 일으켰다. 1882년(고종 19년)에 일어난 임오군란의 발단이다.

2.
불량 식품으로 골머리를 앓던 정부는 식약국장의 사형을 급하게 처리했다. 뇌물을 챙기고 허가한 약품이 가짜로 밝혀졌고 일부 약품은 사망사고를 일으키기도 했다. 더 많은 뇌물을 처먹고도 사형을 받지 않은 이들이 많았지만 식약품 안전관리로 망신을 당한 정부의 시범 케이스에 걸려 운이 없게도 사형이 집행됐다. 2007년 7월 10일 중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3.
"1년 동안 정부종합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꼬리곰탕과 내장탕을 먹이겠다"고 큰소리치며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했던 정부는 단 1g의 미국산 쇠고기도 먹지 않았다. 대신 정부 청사를 경호하던 전경에게만 1년 동안 미국산 쇠고기를 실컷 먹였단다. 먼 나라 얘기가 아니라 지난 일 년 동안 국격을 높이자며 목청을 높이던 MBc 정부에서 벌어진 일이다.

4.
전경에게 미국산 쇠고기를 먹이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 집회를 막게 했다는 얘기다. 참 정말 나쁜 사람들이다. 참 정말 몹쓸 짓거리다. 먹는 거로 장난치면 난이 일어나던지 누구 하나 경을 치던지 둘 중 하나다.

강준만 교수의 《현대 정치의 겉과 속》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한국에서 정의사회를 구현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은 미국처럼 개인의 총기 소지를 자유화하는 것이란다. '욱'하는 기질 때문에 총으로 복수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그건 재앙이 아니겠느냐고 묻자, 답은 간단했다. 그게 무서워서라도 권력·금력을 가진 사람들이 함부로 약자를 괴롭히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에 딸려 1+1으로 총도 진작 들어왔던지,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이 기회에 미국산 쇠고기뿐만 아니라 개인의 총기 소지 자유화를 허하고 후딱 미제 총기를 수입하자는 지청구가 우스갯소리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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