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바보 아니면 도둑

당신은 바보 아니면 도둑
  • 제 시가 수능시험에 난 일이 있어요. 그러니까 학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후배가, 당여히 제가 썼으니까 제가 잘 알 줄 알고, 이런 문제가 나왔는데 몇 번이 답이냐? 물어 왔어요. 그래서 대충 찍어 가지고서, 이건 이거고 이건 이건데 했는데, 다섯 문제가 나왔는데, 그 친구가 나중에 전화하기를, 제가 두 문제밖에 못 맞췄다고. 시는 정답이 하나라고 할 수가 없는 거죠. (신경림 37)
  • 농부가 비오는 날, 맨발로 지게를 짊어지고 노을이 지는 산을 걸어간다. 이것은 화가에겐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다. 하지만 막상 농부는 어깨 무겁고, 발바닥 저리고 대단히 고통스럽다. (박중훈 58)
  • 내비게이션과 같은 교육! 그러나, 내비게이션은 얼마나 무책임한가? (오한숙희 72)
  • 20에 속하는 사람은 자기를 배반하지 않습니다. 지난 2008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보셨죠? 강남이 얼마나 열심히 공정택을 지지했는지요. 20에 속하 사람은 철저히 자기 계급 투표를 하는데 80에 속한 사람은 그렇지가 못하죠. (홍세화 160)
  • 내가 지금 불편하다고 불만이나 늘어놓으면 나중에 내가 파업할 때 누가 내 권리를 이해해 주겠는가? 우리가 지금 파업하는 노동자를 비난하면 지금 노동자의 권리를 빼앗는 사람들이 언젠가는 우리 시민의 권리까지 빼앗는 걸 왜 모르는가? (하종강 183)
  • 미래의 문맹자는 글자를 못 읽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지를 못 읽는 사람이고, 미래의 문맹자는 글자를 못 쓰는 사람이 아니라 글자로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이에요. (진중권 217)

당신은 바보 아니면 도둑/노회찬 외/해피스토리 20091111 222쪽 13,000원

청국장과 곤드레밥이 웰빙 식품이라고 주목을 받지만 얼마 전까지도 그저 끼니를 때우던 보잘 것 없던 먹거리였다. 하얀 쌀밥을 쇠고기국에 말아 한 숟가락 뜨고 그 위에 장조림을 하나 찢어 올려 먹는 게 꿈이었던 시절에는 지긋지긋했다. 보릿고개라는 말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처럼 느껴지지만 불과 한 세대 전까지의 일이었다. 우리는 쇠고기국에 하얀 쌀밥을 먹을수록 청국장과 곤드레밥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끼니를 해결하던 시절에는 정답도 하나였다. 흰쌀밥으로 대표되는 돈이 정답이었다. 웰빙 식품을 찾던 우리는 이제 웰빙 사회를 만들고 싶어 한다. 끼니 걱정이 없어지니 끼니가 소중해지고 더 찾는 시대다. 적어도 끼니라는 말에는 정과 어울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책에서 그런 작은 변화를 느끼며 끼니 같은 우리 시대 키워드를 찾을 수 있다.

시대는 당신에게 손을 내밀며 말한다. 쉘위웰빙?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