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 산에 사네
- 숨 쉬는 일은 누구나 다 하지만 숨 쉬는 일을 의식하고 그것에 깊이를 부여하는 건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다. 누구나 부모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에 눈 먼 헌신을 부여하고 미칠 듯한 기쁨을 누리는 건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다. (41)
- 내가 울었던 만큼 상대도 울었겠구나, 내 고집 때문에 상대를 제대로 보지 못했구나, 하는 반성을 합니다. (52)
- 문제는 차가운 세상이 아니라 거기에 나의 더운 온기를 보태는 일에 있음을. (53)
- 우리가 언제 다시 지구로 올 수 있을까요. 생명체로 태어난 자체가 대단한 기적 아닌가 말이죠. 그럼 죽어서 천국을 가려 할 것이 아니라 살아 있을 때 천국을 만들어야겠죠. (88)
- 근래의 유행인 '웰빙well being'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의 이 문장들이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단순히 '잘 먹고 잘사는' 생존 차원이 아니라 뭇생명과의 경이로운 만남에서 행복과 감사를 느끼는 삶. 이것이 참으로 고수의 웰빙이 아닐까 싶다. (128)
- 엄마! 사람이 죽은 뒤 천상에 가져올 수 있는 것은 다만 선행밖에 없어요! (204)
- 고도高度만을 지향하면 정복자의 눈빛을 갖기 쉽다. (280)
- 주자는 선비라는 존재를 이렇게 말했어요. 천명을 알아차려 못살고 못 입는 백성들을 위해 세상을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곳으로 만드는 '사업事業'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322)
- 문학은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가내수공업 (385)
- 머리 좋은 놈이 많은 세상보다 마음 좋은 놈이 많은 세상이 아름답다. (410)
산이 좋아 산에 사네/박원식/창해 20090710 415쪽 18,000원
도회지가 싫어 산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견디지 못하고 싫어서 떠났던 도회지로 돌아간다고 한다. 산골에서 제멋대로 사는 선수들은 어떤 비결이 있기에 산기슭에 터를 잡고 눌러살고 있을까. 그 까닭을 회귀, 자유, 변신, 구도, 창작이라 이름을 붙였지만 그 선수들을 관통하는 딱 하나는 욕심을 버렸다는 것이다. 욕심을 버리니 비로소 산은 일부가 됨을 허락하며 굶주리지 않게 했다. 경쟁과 생존을 다그치는 도회지에서 감히 욕심을 버린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지만 산은 무욕이 곧 자연스런 삶임을 깨닫게 한 것이 아닌가 넘겨짚어 본다.
산에 사는 선수들을 흉내 낼 엄두조차 나지 않지만 주렁주렁 매달린 욕심이 산을 오르면 그나마 쪼그라드는 이유가 그 까닭인지 싶다. 그래서 그들은 등산이 아니라 입산이라고 부른다.
산에 사는 선수들을 흉내 낼 엄두조차 나지 않지만 주렁주렁 매달린 욕심이 산을 오르면 그나마 쪼그라드는 이유가 그 까닭인지 싶다. 그래서 그들은 등산이 아니라 입산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