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바위 타고 만난 저자 사인회
추석 다음날 수락산에 올랐습니다. 산에 사시는 분들은 등산이라고 하면 너무 건방지다는 말씀을 하시는지라 그분들 뜻을 따라 입산을 했습니다. 수락산역을 들머리로 해서는 몇 번 가봤던지라 다른 코스가 없을까 궁리를 하다 회룡역 동막골을 기점으로 하는 길이 있다는 걸 알고 지하철에 올랐습니다.
회룡역에 내려 동막골이 시작하는 동암중학교를 물어물어 찾아가는 데 한 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중간에 김밥이랑 연양갱을 사기도 했죠. 회룡역에서 걸어가면 이삼십 분이면 갈 거린데 말이죠. 처음 오는 이들이 초입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인지 등산객은 그리 많지가 않았습니다. 깔딱고개로 오르는 길은 붐벼 기다리는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동막골 코스는 정상까지 가는데 그리 붐비지가 않아 좋았습니다.
정상에 다다르기 전에 기차바위라는 게 있더군요. 동막골 코스를 선택한 이유가 기차바위를 타보고 싶어서였기도 하고요. 가운데 홈이 파여 있어 홈통바위로도 불리고요. 경사가 급해 줄을 잡고 십여 미터를 올라야 하는데 삼분의 이쯤 올라오니 힘이 달리더군요. 그래도 뭐 도리가 있나요. 물릴 수도 없는 지경이니 오를 수밖에요. 오르고 나서 생각하니 밧줄을 손목힘으로 붙잡고 오르려고 해서 힘이 들었나 봅니다. 한참을 주위 경치를 구경하며 지켜보니 거의 밧줄을 잡지 않고 오르는 이들도 있더군요. 저절로 혀를 내두르며 감탄을 했습니다.
정상은 사람들로 붐비더군요. 아이스께끼를 사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 조금 더 가면 막걸리 파는 곳이 있는지라 유혹을 뒤로하고 앞으로 갔습니다. 철모바위에 다다라 막걸리를 한 사발을 마시려고 했습니다. 한 통에 사천원을 주고 샀습니다. 혼자 마시기에는 조금 많은지라 홀로 올라오신 분이랑 갈라 마시기로 했습니다. 서로 마주 앉아 살얼음이 살짝 뜬 막걸리에 김밥을 안주 삼아 한잔했습니다. 맛이 아주 기가 막혔습니다. 생판 모르는 분과 거리낌 없이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막걸리를 마시게 만드는 산이 주는 매력에 흠뻑 취했습니다.
시원한 막걸리로 목을 축이니 그제야 서늘한 기운을 느끼겠더군요. 막걸리가 너무 얼었었는지 바닥에 얼음이 남아 녹여 달랬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그냥 막걸리 한 잔을 서비스로 주더군요. 감사합니다, 철모바위 막걸리집 사장님.
철모바위에서 조금 내려오다가 저자 사인회를 하시는 분을 만났습니다. 등산에 관한 책을 펴낸 홍순섭 선생이더군요. 책을 이리저리 펼쳐보다 《실전 명산 순례 700코스》를 집어 드니 직접 사인을 해 주시더군요. 山은 人生의 정원...이라는 글과 함께. 후에 검색해 보니 산에 관해서 아주 유명한 분이시더군요. 산 박사로 불리고 계시네요. 어느 쪽으로 내려가느냐는 물음에 동막골에서 출발해서 노들역 쪽으로 갈 예정이라고 하니 동막골에서 올라왔으면 동막골로 내려가라고 하더군요. 동막골이 또 있느냐며 놀라는 내게 상계동 계곡도 동막골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동막골에서 시작해서 동막골로 내려와야 수락산을 종주한 거라는 말씀을 덧붙이면서요. 다음에는 from 동막골 to 동막골 코스로 수락산에 올라야겠습니다. 그때 다시 만난다면 같이 사진이라도 한방 찍어야겠습니다.
하산하는 길은 경사가 완만하여 걷기가 참 편하더군요. 그렇게 헐렁대며 내려오길 반 시간 정도 지났을까요, 헬기가 나는 요란한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정상 부근에서 등산객이 추락했는지 구조활동을 하고 있더군요. 모쪼록 무사하길 기원합니다.
걷기가 편해서 그런지 많은 분이 꼬맹이나 반려견을 동반하고 오르고 있데요. 사람 왕래가 잦아서 막걸리 파는 집이 대여섯 군데는 있더군요. 막걸리집이 그렇게 많은 건 처음 봤습니다. 노들역에 내려가기 전에 그늘에 앉아 구름과자를 하나 물었습니다. 얼려 간 물병 하나는 여전히 녹지 않은 채 있더군요. 뙤약볕이 엊그제 같은데 가을은 이미 산에서 시작하였나 봅니다.
회룡역에 내려 동막골이 시작하는 동암중학교를 물어물어 찾아가는 데 한 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중간에 김밥이랑 연양갱을 사기도 했죠. 회룡역에서 걸어가면 이삼십 분이면 갈 거린데 말이죠. 처음 오는 이들이 초입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인지 등산객은 그리 많지가 않았습니다. 깔딱고개로 오르는 길은 붐벼 기다리는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동막골 코스는 정상까지 가는데 그리 붐비지가 않아 좋았습니다.
정상에 다다르기 전에 기차바위라는 게 있더군요. 동막골 코스를 선택한 이유가 기차바위를 타보고 싶어서였기도 하고요. 가운데 홈이 파여 있어 홈통바위로도 불리고요. 경사가 급해 줄을 잡고 십여 미터를 올라야 하는데 삼분의 이쯤 올라오니 힘이 달리더군요. 그래도 뭐 도리가 있나요. 물릴 수도 없는 지경이니 오를 수밖에요. 오르고 나서 생각하니 밧줄을 손목힘으로 붙잡고 오르려고 해서 힘이 들었나 봅니다. 한참을 주위 경치를 구경하며 지켜보니 거의 밧줄을 잡지 않고 오르는 이들도 있더군요. 저절로 혀를 내두르며 감탄을 했습니다.
정상은 사람들로 붐비더군요. 아이스께끼를 사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 조금 더 가면 막걸리 파는 곳이 있는지라 유혹을 뒤로하고 앞으로 갔습니다. 철모바위에 다다라 막걸리를 한 사발을 마시려고 했습니다. 한 통에 사천원을 주고 샀습니다. 혼자 마시기에는 조금 많은지라 홀로 올라오신 분이랑 갈라 마시기로 했습니다. 서로 마주 앉아 살얼음이 살짝 뜬 막걸리에 김밥을 안주 삼아 한잔했습니다. 맛이 아주 기가 막혔습니다. 생판 모르는 분과 거리낌 없이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막걸리를 마시게 만드는 산이 주는 매력에 흠뻑 취했습니다.
시원한 막걸리로 목을 축이니 그제야 서늘한 기운을 느끼겠더군요. 막걸리가 너무 얼었었는지 바닥에 얼음이 남아 녹여 달랬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그냥 막걸리 한 잔을 서비스로 주더군요. 감사합니다, 철모바위 막걸리집 사장님.
철모바위에서 조금 내려오다가 저자 사인회를 하시는 분을 만났습니다. 등산에 관한 책을 펴낸 홍순섭 선생이더군요. 책을 이리저리 펼쳐보다 《실전 명산 순례 700코스》를 집어 드니 직접 사인을 해 주시더군요. 山은 人生의 정원...이라는 글과 함께. 후에 검색해 보니 산에 관해서 아주 유명한 분이시더군요. 산 박사로 불리고 계시네요. 어느 쪽으로 내려가느냐는 물음에 동막골에서 출발해서 노들역 쪽으로 갈 예정이라고 하니 동막골에서 올라왔으면 동막골로 내려가라고 하더군요. 동막골이 또 있느냐며 놀라는 내게 상계동 계곡도 동막골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동막골에서 시작해서 동막골로 내려와야 수락산을 종주한 거라는 말씀을 덧붙이면서요. 다음에는 from 동막골 to 동막골 코스로 수락산에 올라야겠습니다. 그때 다시 만난다면 같이 사진이라도 한방 찍어야겠습니다.
하산하는 길은 경사가 완만하여 걷기가 참 편하더군요. 그렇게 헐렁대며 내려오길 반 시간 정도 지났을까요, 헬기가 나는 요란한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정상 부근에서 등산객이 추락했는지 구조활동을 하고 있더군요. 모쪼록 무사하길 기원합니다.
걷기가 편해서 그런지 많은 분이 꼬맹이나 반려견을 동반하고 오르고 있데요. 사람 왕래가 잦아서 막걸리 파는 집이 대여섯 군데는 있더군요. 막걸리집이 그렇게 많은 건 처음 봤습니다. 노들역에 내려가기 전에 그늘에 앉아 구름과자를 하나 물었습니다. 얼려 간 물병 하나는 여전히 녹지 않은 채 있더군요. 뙤약볕이 엊그제 같은데 가을은 이미 산에서 시작하였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