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아파트 & 아파트 공화국

낭만 아파트
낭만 아파트
아파트 공화국
아파트 공화국
허의도
플래닛미디어 200807 288쪽 11,000원
발레리 줄레조
후마니타스 200702 269쪽 15,000원
"한강변의 군사기지 규모는 정말 대단하군." 발레리 줄레조가 서울의 축적도를 동료 도시 계획가에게 보여주자 그가 한 말이다. 성냥갑 같이 우후죽순처럼 솟아있는 아파트가 서양인이 보기에 장대한 군사시설물로 비치지만 우리는 왜 아파트에 열광할까? 서양에서는 아파트가 서민 주택이고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데 유독 한국에서 각광받는지를 연구한 논문이 《아파트 공화국》이다.

《낭만 아파트》는 노래 '낭만 고양이'를 떠올리며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지은이는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이유를 「사다리 걷어차기」로 요약한다. 아파트 값을 올려놓고 뒤따라 오는 사람이 오르지 못하도록 사다리를 걷어차는 사회가 한국이라고 말한다. 돈벌이 수단으로 아파트가 이용되는 한 낭만 아파트는 없다고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발레리 줄레조는 '대단지 아파트는 서울을 오래 지속될 수 없는 하루살이 도시로 만들고 있다'며 글을 맺는다. 하루살이가 사는 아파트가 왜 그리 비싼지 정말 모르겠다. 사회 갈등의 원인 가운데 으뜸이 아파트에서 비롯되고 있으니 그 해답을 빨리 찾아야 한다. 낭만이 그 해답이 될 수는 있겠지만 이미 세기말에 씨가 마른 낭만을 되살려야 하는 쉽지 않은 문제가 남아있다.

낭만 아파트 공화국 건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실용 화두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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