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밥상
- 분명한 사실은, 척박한 땅에 자리잡은 부자 나라들이 신선한 채소와 과일뿐만 아니라 물 문제와 연료 문제까지 해결하기 위해 가난한 나라에 돈을 내고 비옥한 땅과 값싼 인력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46)
- 식품사막 food desert 이란 지리적으로 식료품점이 멀고, 자동차가 없어 이동성이 떨어지며, 더구나 빈곤까지 겹쳐 건강한 음식에 접근하지 못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55)
- 너무 많은 음식을 만들어 상당량을 버리고, 어디서 무엇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를 음식을 배가 터지게 먹고는 병원에 가고 심지어 죽기도 하는 게 미국의 음식 문화인 것 같아요. (65)
- 유엔은 2014년 3월 발간한 기후변화 보고서에서 "기후변화가 이미 글로벌 식량 공급을 줄이고 있으며 전쟁과 자연재해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온도와 강우량의 변화 때문에 식량 가격이 최소 3퍼센트에서 최대 84퍼센트까지 오를 수 있으며, 일부 열대지방에서는 어획량이 40~60퍼센트 감소할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도 나왔다. (88)
- 옥수수, 쌀, 밀을 3대 주식 작물이라 부른다. 이 세 작물은 2012년 기준으로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의 89퍼센트를 차지한다. (92)
- 인도는 설탕의 원산지다. (...) 하지만 정작 21세기 인도의 빈민들은 설탕을 입에 대기 힘들다. (102)
- 밥상의 빈부 격차는 급식소에서만 눈에 띄는 것이 아니었다. (...) 슈퍼마켓도 양극화, 계급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주민들은 '슈퍼마켓 봉지만 봐도 벌이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했다. (120)
- 세계적으로 육류 소비가 늘면서 생겨나는 부작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 가축의 방뇨로 수질이 오염되고, 소의 트림에서 나오는 메탄가스가 일으키는 온실효과도 엄청나다. 소에게 곡물 9킬로그램을 먹여 얻을 수 있는 고기의 양은 450그램에 불과하다. 학자들은 이를 가축의 '단백질 전환율'이라고 부르는데, 소의 단백질 전환율은 돼지의 절반, 닭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143)
-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저서 『육식의 종말 Beyond beef』에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12억8000만 마리 소들이 세계 토지의 24퍼센트를 차지하며 지구에서 생산된 곡물의 3분의 1을 소비한다"며 "인간이 소를 먹는 게 아니라 소가 인간을 먹어치우고 있는 셈"이라고 적었다. (145)
- 우리 밥상에서 유전자 조작 GM 물질이 들어간 음식은 얼마나 될까. 한국은 2014년 GM 식재료 207만 톤(세계 1위), 사료 854만톤(세계 2위)을 수입한 'GM 대국'이다. (216)
- 가난한 사람이 덜 안전한 음식을 먹게 된다. 좋은 음식은 더 좋아지고, 나쁜 음식은 더 나빠진다. (217)
- 굶주리는 나라에서, 이미 살이 쪄서 일부러 굶는 나라로 식량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223)
- 70억 인구의 식단이 비슷해져가지만 동시에 밥상은 빈부 격차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227)
지구의 밥상/구정은 외/글항아리 20160118 228쪽 14000원
밥상도 세계화에 점령당했다. '두바이 마트에 신선한 채소가 늘어날수록, 에티오피아에서는 더 많은 사람이 땅을 잃고 저임금 노동자'가 된다. 자동차가 없는 가난한 미국인들은 마트에 못 가 신선한 식품을 먹지 못한다. 푸드 뱅크가 없으면 당장 밥을 굶는 영국인이 100만 명이 넘어 나날이 확대되고 있단다. 요즘 돈 많이 번 중국인들은 직접 농장을 만들어 각종 채소와 육류를 길러 먹는 게 유행이다. 밥상이 계급화되고 있다.
과하게 먹으며 살고 있음을 깨달으면서도 선뜻 채식주의자가 될 용기는 없다. 텃밭이라도 가꾸며 살아야겠다.
과하게 먹으며 살고 있음을 깨달으면서도 선뜻 채식주의자가 될 용기는 없다. 텃밭이라도 가꾸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