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 민주주의

국가를 생각하다
추장들은 무리의 평화를 중재하고 부족의 대표자로 동맹을 맺으며 연설을 통해 규범과 관습을 전한다. 이들에게는 명령과 복종으로 맺어진 관계가 없다. 추장은 폭력행사를 독점하거나 강제력을 이용한 권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 지도자는 "무력한 권력"을 갖는다. 전쟁이 벌어지면 추장은 리더로서 강한 지도력을 갖지만 평상시에 그들의 힘은 절대적이지 않다. 이런 추장의 지위에 걸맞게 인디언 부족의 모든 개인들은 자유로운 존재들이다. 부족민들은 추장과 주종관계가 아닌 정치적으로 대등하고 독립된 관계를 맺는다. 개인들 사이에 위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위의 높고 낮음은 위신, 명예, 역할의 분배에 관한 것이지 지배와 피지배, 명령과 복종으로 맺어지는 권력관계가 아니다. 따라서 이들의 내부에서는 권력이 독점될 수 없다. 부족의 자유로운 개인들은 누군가 권력을 행사하려는 것을 용인하지 않으며, 오히려 추장이 자신들의 경제적이고 영적인 필요를 충족시켜 주지 않으면 그의 지위마저 인정하지 않았다.
(...)
인디언은 생활에 필요한 재화를 생산하는 것 이상으로 노동하지 않는다. 누구도 필요 이상의 초과노동을 강제하거나 욕망하게 할 수 없다. 이를 두고 혹자는 인디언 부족사회가 생산력이 지극히 낮은 생계경제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효율이 높은 생산도구를 가져도 그들은 더 많이 생산하기보다 더 적게 노동하는 쪽을 선택했다. (144~147)

국가를 생각하다/이진경 외/북멘토 20151228 244쪽 15000원

부를 사유화하고 이를 지키려고 폭력을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신자유주의 경제는 인디언 민주주의와 경제활동이 좋은 대안이다. 특히 세금과 감옥만 만드는 국가라면 제로니모가 자연 발생적으로 출현하는 것이 역사에 대한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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