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이
- 하루에도 수십 번을 여백아, 여백아, 하고 부르고 사랑한다면 내 삶에 여백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름 없던 아기 고양이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여백이’가 되었고, 내 인생에는 여백이 생겼다. (15)
- 우연의 무게는 다 똑같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에 '바람'을 담아 이유를 덧붙인다면 그것이 필연이 되고, 소중해지며, 강하고 찬란한 '인연'이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84)
- 정신없이 늘어져 자는 오늘의 나를 보는 듯하다. 게으르다는 말보다 좋은 말은 아주 많다. 이를테면 평화라는 말, 편안함이라는 말, 여유라는 말, 그리고 휴식이라는 말. (186)
- 단 하나뿐인 사랑이 아니라, 단 하나뿐인 존재가 있다. 그토록 사랑하고 사랑했던 이름 하나를 기억하는 한 사랑이 존재하고 있다. 네가 곁에 있어도, 네가 세상에 없더라도. (213)
- 외로움은 없애야 할 적이 아니라, '곁'을 발견하기 위한 계단이라는 거다.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곁을 만드는 게 아니라, 외로움을 인정하기 때문에 곁을 두고 함께 위로하기,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겠지만 별과 별 사이만큼 큰 차이가 있다. (215)
여백이/봉현/난다 20151215 220쪽 14,000원
여백이라는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트위터에서 봉현 작가를 팔로잉하며 알게 됐지요. 여백이 소식이나 사진을 보면 시나브로 따뜻했습니다. 여백이가 희귀병을 앓고 있고, 많이 아프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어느 날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여백이 마지막 사진을 보며 이곳에서 행복했고, 그곳에서 행복하길 빌었습니다.
여백이가 여백을 채워줘서 고마웠습니다.
여백이가 여백을 채워줘서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