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정치를 심판할 수 있을까?

법은 정치를 심판할 수 있을까?
  • 우리나라의 정의의 여신은 당사자의 신분과 지위를 확인해서 봐줄 사람인가 아닌가를 식별한 후에, 형식적으로 저울에 다는 척을 하다가, 손에 든 장부를 보고 나한테 뭘 갖다준 사람인지 아닌지를 확인한 다음 심판한다. (34)
  • 많은 사람들이 검찰의 힘이 수사를 하는 데서 나오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검찰의 힘은 수사를 안 하는 것에서 나온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해야 할 걸 반드시 하면 그걸 처리하는 의무기관이 되기 때문에 이른바 '끗발'이 생기지 않습니다. 해야 되는 걸 안 하는 데서 힘이 생기는 겁니다. (47)
  • 헌법이 제일 우선이고 그다음이 법률이고 마지막으로 자기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해야 되는데 자기 생각을 양심이라고 하면서 먼저 정해놓고 거기에 맞는 법률을 갖다붙이고 헌법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게 대한민국 재판의 현실인 것 같다. (97)
  • 법은 건전한 상식의 범위를 뛰어넘을 수도 없고 뛰어넘어서도 안 됩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원칙과 기준이 곧 법에도 통용되고, 상식이 확립된 사회가 정의롭고 민주적인 사회입니다.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가질 때 올바른 정치권력이 만들어지고, 시민의 건전한 상식이 뒷받침된 올바른 법이 만들어집니다. 그 법에 의해서 올바른 법 문화가 만들어져야 비로소 주권자인 시민들이 법이 있어 다행이라고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법치주의입니다. (106)
  • 법이 정치를 심판하는 도구가 되기보다 정치를 통해 올바른 법이 만들어지고, 법을 집행하거나 법을 통해 판단하는 이들은 정치적 영향력에서 벗어나 주권자의 입장에서 가장 올바른 길이 무엇인가를 늘 고민하고 선택하는 것이 훨씬 건강한 민주주의의 길입니다. 올바른 정치는 주권자의 뜻이 그대로 구현되는 것입니다. (128)

법은 정치를 심판할 수 있을까?/최강욱/창비 20170525 152쪽 8,500원

"정치를 심판하는 것은 언제나 주권자들이며, 올바른 법을 만들어낼 정치를 강제하는 것도 주권자들이고, 법률가들의 위선을 감시하고 바로잡는 것도 주권자의 몫"이라는 걸 아주 쉽게 알려준다.

검찰과 법원은 리모델링보다는 재건축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우리의 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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