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은 잘했지만 박멸은 못 했다

2020 총선

2020 총선이 범민주 세력의 역사적인 압승으로 끝났다. 4·3 전날 시작해 4·16 전날 끝난 당연한 결과다. 입법권력에 대한 지체된 탄핵이었다. 다음은 지극히 주관적인 지청구다.

1. 코로나 총선
코로나19로 시작해서 코로나19로 끝났다. 코로나19가 창궐하지 않았다면 기레기 언론은 연일 민주 세력을 헐뜯었을 것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문재인 정부를 공격했다. 역병보다 더 좋은 소재는 없다. 방역은 잘해야 본전이니까 선거를 앞두고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총선 이슈를 버리고 코로나19로 물꼬를 돌렸다. 방역이 실패하길 기대하며 오보, 과장, 가짜뉴스로 도배를 했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방역을 잘했다.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며 그대로 범민주 세력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

2. 외신이 선거에 개입하다
총선을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몰아갔다. 모든 선거 이슈를 코로나19로 덮으며 방역이 실패하길 바랬을 것이다. 까대면 지지율이 추락할 줄 알았는데 시간이 흐르며 외신이 먼저 문재인 정부가 옳았음을 알아봤다. 이민족 정론지가 부상했고, 다음으로 폭망할 무리는 기레기가 득실대는 민족정론지다.

3. 호떡공천, 좀비공천
유권자는 무엇을 했는지 안다. 호떡공천을 넘어 좀비공천임을 알았다. 죽여도 살아났지만 인간이 아닌 좀비로 부활했다. 좀비는 죽여야 한다. 어차피 폭망할 것인데 공천 부실과 막말 때문에 대패했다며 위안을 삼는다. 선거판에서 누가 호구인지 모르겠으면 니가 바로 그 호구다.

4. 정의당의 패착
선거법을 개정한 취지는 좋았다. 저쪽이 비례정당을 만들었을 때 왼쪽은 정의당을 중심으로 비례정당 플랫폼으로 변신했어야 했다. 경쟁력 있는 소수 후보만 지역구에 출마하고 비례정당으로 뭉치며 지역구 후보도 단일화해야 했다. 다당제를 지향하는 선거법 개정이었는데 양당제를 공고히 하는 결과를 낳았다. 초심을 잃은 정의당이 일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의 목소리는 더 다양해져야 한다.

5. 민심은 절묘하다
문프 지지율만큼 당선됐다. 나경원, 김진태, 차명진, 민경욱, 이언주를 족집게로 집어서 낙선시켰다. 안철수쪽 일베의 국회 입성을 막았다. 이쪽은 민주적 분노, 저쪽은 묻지마 결집으로 투표율이 올라갔다. 한일전이자 야당심판이었다. 저쪽은 종자를 바꾸지 않는 한 희귀종의 길을 걸을 것이다.

6. 기타
기본소득에 대한 갑론을박은 뜻밖의 성과다. 이 논의는 담론화해야 한다. 무상급식만큼 수준이 드러나며 어느 쪽이 옳은지 판가름 난다. 열린민주당의 12대 공약은 아주 훌륭하다. 입법으로 완성되어야 한다. 사법권력에 대한 탄핵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7. 한줄평
방역은 잘했지만 박멸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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