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의 철학
-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그렇게 아팠던 건 철학이 없어서였다. 세상이 정한 방향이나 부모의 기대 말고 스스로 부여한 철학 말이다. 내 20대 전반을 지배했던 건 나에 대한 철학의 부재였다. (11)
- 출근길에 1호선 지하철을 탄다. 용산에서 노량진을 넘어가는 구간 동안 창가에 기대어 63빌딩을 바라본다. 63빌딩을 지은 사람들과 63빌딩의 소유자는 별개다. 이게 마르크스가 말한 '노동의 소외'다. (23)
- 사람의 수만큼 세계가 존재한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모르는 아픈 세계가 존재한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 부모가 말하는 대로 세계를 받아들인 아이들에게 충격을 줄 정도면 더 좋다. (88)
- 권력은 다 쪼갠다. 우리가 뭉칠 수 없도록. 이것을 막으려면 위대한 용기가 필요하다. 누군가의 용기는 또 다른 이의 용기를 부른다. 그 용기로 개인들이 뭉치면 권력은 한순간에 끝이 난다. (115)
- 유쾌한 소비야말로 반자본주의적 소비다. (131)
- 6학년 아이에게 말했다. 기왕 꿈을 만들 거면 '명사'가 아닌 '형용사'로 만들어보라고. (146)
- 피해를 입지 않은 자가 피해를 입은 자와 똑같이 분노할 때 정의가 실현된다. (159)
- 노동하는 시간은 향유하는 시간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고 철학은 계속 우리에게 말한다. (166)
- 선택한 것에서는 단점을 봐야 하고, 포기한 것에서는 장점을 봐야 한다고. (192)
- 약자가 강자에게 하는 배려는 배려가 아니다. 참을 수밖에 없어서 참고, 나 하나 참으면 된다며 넘기는 건 배려가 아니었다. 철학이 맞았다. 배려는 강자만 하는 것이다. (217)
- 각기 다른 비처럼 내리다가도 우연한 촉발을 통해 마주칠 때 혁명이 일어난다. (284)
을의 철학/송수진/한빛비즈 20190315 296쪽 15,800원
니체, 마르크스, 스피노자, 비트겐슈타인... 철학자를 만나고 을의 언어로 세상을 해석한 생활철학 이야기입니다. 저자가 경험한 갑질과 절망이 철학자를 만나며 부조리한 노동에 분노하고 반자본주의적 삶을 추구합니다.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지만 세상은 여전히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철학으로 세상을 보았으면 이제 혁명을 할 때입니다.
철학으로 세상을 보았으면 이제 혁명을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