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 심순의 봄

제시카 심순의 봄
제시카 심순
'고양이밖에 모르고 고양이 바보였는데 어쩌다가 개 바보까지 추가됐(21)'습니다. 개를 '그냥 예뻐할 줄만 알았지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25)'었는데 말이죠. 망설이다 임보를 결정한 반려인은 누렁이에게 제시카 심순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개고생'이 시작됐습니다. 1년이 지나자 시카의 빛깔이 '모래와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했는데 억새와도 많이 닮(197)'아 보였습니다. 그렇게 작은 산 같은 아이가 됐습니다. '내 어깨 위의 짐이 아니었고 오히려 나를 지탱해주고 쉬게 해주는 존재(199)'가 되었습니다.

반려인들은 한결같이 사지 말고 입양하라고 합니다. 동정심만으로 입양하지 말라고도 덧붙입니다. 왜 파양됐는지 반려동물은 모르니까요.

신을 믿지 않지만 가끔 제시카 심순이 웃는 사진을 보며 고해성사를 합니다. 모든 반려견은 반려인에게 종교가 됐으니까요.

제시카 심순의 봄/홍조/루비박스 20180326 208쪽 14,500원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