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RE에는 네 가지가 없다

고어텍스(GORE-TEX)

1. 보스가 없고, 직급이 없다
고어사는 공식적으로 직급이 없다. 그들의 명함에는 동료(Associate)라는 명칭만이 있고 조직 내에서 어떤 위계에 해당하는지를 나타내는 직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공식적으로 직급을 가진 사람은 CEO와 CFO뿐인데, 이것 역시 미국의 상법에서 회사 설립 요건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고, 회사 내부에서는 이들도 동료로 불리고 있다. 4개의 사업부는 존재하지만 공식적인 팀이 없다. 대부분의 업무가 프로젝트 팀을 이루어 진행되고 있다. 당연히 관리자나 보스가 없다.

2. 직책이 없다
고어사는 재무, 영업, 개발, 구매 등 고유한 영역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명확하게 나눠지지 않는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자기가 담당하는 업무를 규정하고 있지 않고 있다. 쉽게 말해서 직책이 없다. 신입사원은 회사에 입사하여 다양한 직무를 경험해 보고 난 이후 스스로 자기와 가장 적합한 업무를 찾아가게 되어 있다. 특정한 제품이나 지역의 영업을 담당하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주 바뀌고 있어서 한 담당자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원하는 협력업체에서는 이에 대해 가장 불평이 많다고 한다. 이처럼 고어사는 사람들이 업무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3. 큰 조직이 없다
고어사는 한 공장이나 한 조직이 200명에서 250명을 넘어서면 둘로 쪼개어 작게 가져간다. 제품의 매출 성장률이 높아서 공장 규모가 쉽게 커지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기존 공장에 라인을 조금만 늘리면 되는데도 공장을 주변에 다시 세워왔다. 그래서 대부분의 공장이나 법인이 200명에서 250명을 넘지 않는다. 때문에 고어사에는 코끼리 같은 거대 조직은 없고 수백 개의 공장시설이 많다.

4. 명령이 없다
보스도 없고 직급도 없는 만큼 고어사에서의 리더십은 기존 기업과는 다르다. 보통 조직의 명령체계에 의해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명령한 것을 빠르게 실행하는 체계가 잘 잡혀 있는 회사들이 리더십이 살아있는 곳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고어사의 리더십은 상향식 리더십(Leadership by Followership)이다. 고어사는 직급이나 직책이 없지만 '리더'라는 호칭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이들은 동료 직원들이 따르게 되어 자연스럽게 리더가 된다는 것이 다른 기업과 다르다. 즉 팀의 성공에 크게 기여하고 거듭된 성과를 창출하는 사람은 지지자를 모을 수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동료들이 모여서 프로젝트가 구성되는데 고어사에서 리더 호칭을 달고 있는 비율은 약 10% 정도이다. 즉 리더가 위로부터 임명되는 것이 아니라 동료 직원들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 이병주, 〈기업계의 이단아, Gore社〉, LG경제연구원, 20091110


고어텍스(GORE-TEX®)로 유명한 고어(Gore)사는 1958년 1월 1일, 델라웨어주 뉴어크에서 Wilbert L. Gore와 부인 Genevieve Gore가 함께 설립한 기업이다. 고어사의 정식 명칭은 W. L. Gore & Associates, Inc.로 '고어와 동료들'이라는 뜻이다.

독특한 기업문화로 포춘지가 1998년부터 선정하는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100 Best Companies to Work for)'에 매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고어사의 이직률은 3% 정도인데, 이직자들은 고어사의 급여나 처우보다는 독특한 문화를 견디지 못하고 그만두는 사람이라고 한다. 고어는 설립 후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매출은 2020년 37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한다.

창업자인 윌버트 고어는 "재미있게 일하면서 돈을 벌자 The objective of the Enterprise is to make money and have fun doing so"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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