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개인
- 단단한 개인은 인간을 수단으로 삼지 않고, 이념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을 말합니다. 타인을 발아래 두려 하지 않고, 나의 자존과 타인의 자존을 조화롭게 지키려 노력합니다. (9)
- 당신의 예민함이 곧 정의가 아니며 당신의 불편함이 곧 불의의 근거도 아니다. 우리는 좀 더 공정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공정함은 네 편도 까고 내 편도 까라는 의미가 아니라 어떤 사안이든 넘지 않아야 할 선, 지켜야 할 규범, 유혹을 견디는 힘을 만드는 일이다. (17)
- 함께 살 수 없다면 모두가 고르게 무간지옥을 겪는 것이 차라리 더 정의롭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것이 '빠른' 혹은 '바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27)
- 인간이라는 존재의 한계와 그런 존재들이 구성한 사회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 그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작동하는 원리, 그것이 결국 우리를 보호해줄 것이다. 역지사지란 바로 그 '보편적 관점'을 획득하기 위한 노력이요, 촉구다. (31)
- (...) 극단적인 여성우월주의도 페미니즘의 한 형태다. 이들의 급진적(때론 반사회적인) 투쟁 방식은 세계적으로도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래서 워마드가 페미니즘인가 아닌가 하는 질문은 사실 무의미하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극단적 노선의 페미니즘이 주류로 등장했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된다. 운동가가 아니라면 남녀평등, 성평등, 인권과 같은 개념을 계속 소중하게 여기면 되는 일이다. 지켜야 할 것은 가치이지 페미니즘이 아니다. (40)
- 과장한다고 해서 더 중요하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고, 솔직하게 보여준다고 해서 결코 사소해지지 않는다. 분노는 대상과 초점이 정확할 때 변화의 동력으로 작동한다. 그렇지 않은 분노는 증오사회의 거름으로 쌓일 뿐이다. (54)
- 정의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우리의 린치가 부수고 있는 건, 정작 불의가 아니라 구체적 인간의 삶과 존엄이다. (119)
- 전부가 아니면 전무일 뿐인 주장들을 볼 때면 '진일보'와 '진보'라는 말을 떠올린다. 변화와 진보를 이야기하면서 변화와 진보의 움직임이 보일 때 이를 격려하고 응원하기보다 근본을 들이대며 흠결을 찾으려 하는 경우도 많이 본다. 특히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203)
단단한 개인/이선옥/필로소픽 20200320 208쪽 13,500원
누구의 편도 아닌 자리에서 어떤 사안을 보는 건 쉽지 않다. 이 또한 편가르기가 아니냐는 비아냥을 듣는 만큼 어려운 문제다. 인간성과 공정함을 바탕으로 갈등을 풀어가려는 저자의 논증은 모두 동의하기 어렵지만 시선을 확장하게 만든다.
단단한 개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렵다. 그럼에도 단단한 개인을 꾸준히 지향해야 건전해진다.
단단한 개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렵다. 그럼에도 단단한 개인을 꾸준히 지향해야 건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