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보틀에 다녀왔습니다
- 블루보틀은 2002년 교향악단의 클라리넷 연주자였던 커피 마니아 제임스 프리먼이 창업했다. (9)
- 스타벅스가 마이크로소프트라면, 블루보틀은 애플 (12)
- 프리먼의 표현대로 ‘지린내 나는 뒷골목 구석’에 있는 조그만 매장에서 스타벅스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에서나 쓰는 최고급 머신을 갖다 놓고, 한 잔에 10분 가까이 시간을 들여 내린 핸드 드립 커피를 파는 것, 스팀 밀크로 정성스럽게 라테 아트를 만들어 주는 것 같은 구체적인 요소들이 최고의 제품을 취급한다는 철학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25)
- 커피 한 잔 마시려는 고객을 기다리게 만드는 것은 보통의 카페에서라면 좋은 전략이 아니다. 그러나 블루보틀의 철학은 속도나 편리함이 아니다. 품질이다. 그래서 이런 불합리해 보이는 전략이 성공한 것이다. 전략과 철학이 만나니 느리고 불편한 곳이 아니라 품질 하나만을 목표로 삼아 그 외의 것은 포기하는 제대로 된 가게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25)
- 블루보틀의 비교 대상으로 자주 거론되는 애플의 창업자 잡스를 떠올린다면, 블루보틀은 자유분방한 히피였던 20대의 잡스가 아니라 아이폰을 만들어 전 세계인의 삶을 바꿔 놓은 50대의 잡스와 닮았다는 것이다. (36)
- 프리먼은 시간을 최우선으로 삼는 사람들이 아니라 정성이 담긴 커피를 원하는 사람들을 자신의 고객으로 정했다. (41)
- 블루보틀 커피의 매장은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브랜드를 경험하는 쇼룸에 가깝다. 블루보틀은 바리스타를 커피 전문가이자 엔터테이너로 정의하면서 쇼룸으로서의 매장 역할을 강화하는 색다른 수익 모델을 창출했다. 애플 스토어가 제품 판매보다는 제품을 경험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54)
-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자기다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자신이 창업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명확한 철학을 세워야 한다. 그 이후에 보유 자금, 인적 네트워크 등의 자산을 바탕으로 콘셉트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오래가는, 성공하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90)
- 블루보틀은 최고의 커피 경험을 제공한다. 하지만 커피를 받아 든 이후에는 블루보틀에서의 시간이 종료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성껏 내려 준 커피를 제공하면서 바리스타는 자신의 역할이 끝났음을 알리고 작은 매장 내에 어렵사리 앉게 되더라도 주변에 앉지 못하고 서 있는 다른 고객이 보여서 빨리 일어나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스타벅스의 경험은 커피를 받아 든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내가 몇 시간을 앉아 있든 편안하고 쾌적한 공간을 보장하는 곳에서 여유 있게 나의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이처럼 공간을 파는 스타벅스와 커피를 파는 블루보틀은 같은 커피 브랜드이지만 다른 가치를 판매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91)
- 어떤 사업을 하든지 이미지 전략이 필수인 시대이다. 디자이너 선정과 디자인 방향 설정은 지금 블루보틀이 최고의 자리에 오른 가장 중요한 의사 결정이었을지도 모른다. 디자인에 투자하라. 보이는 것이 전부일 때가 있다. (96)
- 커피 산업 제2의 물결을 대표하는 스타벅스와 제3의 물결을 대표하는 블루보틀, 두 브랜드 모두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제공하는 가치는 다르다. 스타벅스는 고객에게 '제3의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생겨났다. 커피는 그 공간을 채워 주는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 블루보틀은 고객에게 '최고의 커피'라는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존재하는 브랜드이다. (103)
블루보틀에 다녀왔습니다/양도영/스리체어스 20180416 120쪽 12,000원
스타벅스는 공간을 제공하고 블루보틀은 경험을 제공한다는 분석이 재밌다. 자기다움에 대한 통찰을 먼저 하고 전략과 철학을 세우라는 조언은 새길만 하다. 스타벅스와 블루보틀 중 누가 승자가 될지 혹은 공존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