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 소리 없이 땅을 일구는 일꾼
- 이 세상의 역사에서 이토록 낮은 수준의 유기체가 하는 것처럼 중요한 역할을 해온 동물들이 달리 있는지 의심스럽다. - 찰스 다윈 『지렁이의 활동에 의한 부식토 형성』(1881) (17)
- 다윈은 자신의 마지막 책을 지렁이들의 생리와 행동에 관해 고생해가며 면밀하게 연구하는 데에 할애했다. 그래서 그는 지렁이 옹호론자 비슷하게 되었다. 『지렁이의 활동에 의한 부식토 형성』은 1881년에 출간되었다. 그는 이 책을 쓸 때 노인이었지만 그는 이 주제에 수십 년 동안 관심을 기울였다. (20)
- 지렁이는 땅의 성분을 바꾸어버리고, 물을 흡수하고 저장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영양분과 미생물을 늘어나게 해준다. 간단히 말해, 지렁이는 흙을 농사짓기에 알맞게 해준다. 그들은 인간과 함께 땅속의 생명을 캐내는 일을 한다. 무게가 30그램 정도에 불과한 동물이 이루기에는 엄청난 일을 해내며 지렁이들은 땅을 돌아다닌다. (30)
- "쟁기는 인간이 발명한 것 중에 가장 오래되고 값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나타나기 오래 전부터 지렁이는 이미 땅을 갈고 있었고,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갈 것이다" 하고 다윈은 썼다. (31)
- 어떤 면에서 다윈은 지렁이를 한 문명의 유적을 발굴하고 다음 문명을 위한 땅(흙)을 준비하는 역사가로 여겼다. (73)
- 지렁이 한 마리를 어느 숲이나 농장이나 뒤뜰의 텃밭에 갖고 온다는 것은 미생물의 수준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일이다. 그것은 땅 위에 자라는 식물을 바꿀 수 있는 힘이다. (100)
- 지렁이에겐 몸의 일부가 새로 자라게 하는 능력, 상처가 저절로 낫게 하는 능력이 있다. (115)
- 유럽종 지렁이를 의도적으로 가지고 들어가자 뉴질랜드의 농지는 성격이 바뀌어버렸다. 목초지에다 들지렁이들을 1평방미터 당 25마리 꼴로 섞어 넣자 땅속에 새로 들어온 지렁이의 패턴을 따라 땅위의 푸른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라게 되었다. 지렁이를 도입한 지 처음 몇해 만에 농지와 목초지의 생산성은 70퍼센트나 늘어났다. (183)
- 대부분의 지렁이 학자들은 에이커(1에이커는 약 150평) 당 지렁이 숫자를 기준으로 삼는다. 다윈은 에이커 당 5만 3천 마리 정도의 지렁이가 있다는 추정을 했는데, 20세기의 개체수 조사에 따르면 그 분포가 상당히 다양하다. 적게는 에이커 당 2만 마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루마니아 같은 곳이 있는가 하면, 많게는 6만 7천 마리나 되는 말레이시아 열대우림지역이나 자그마치 8백만 마리나 되는 뉴질랜드 목초지 같은 곳도 있다. 그리고 뉴질랜드의 농민들과 목축업자들의 경험에 따르면 지렁이가 풍부한 곳일수록 소출이 풍부하다고 한다. (204)
- 문명은, 다윈의 표현에 따르자면, 활발한 지렁이의 장을 수도 없이 통과한 흙이 있는 지역에서 번성할 수 있다. (207)
- 지렁이는 밟히면 몸을 말아버린다. 이는 영리한 행동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다시 밟힐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다. 윤리학의 용어를 구사하자면, 그것은 겸손이다. - 니체 (211)
- 지렁이는 이 지구의 보호자다. 그들은 우리가 생겨나기 전부터 이미 수백 년 동안 이 땅에서 살고 있었다. 그들은 공룡을 멸종시켜버린 위기에서도 살아남았다. (242)
- 수천마리는 될 지렁이들이 사과꼭지나 원두커피 찌꺼기 사이에, 신문지 조각이나 빨래건조기 보풀 사이에 뒤엉켜, 그 모든 것을 집어삼켜서 땅으로 되돌려주고 있는 모습을 보고 감동할 것이다. (283)
지렁이, 소리 없이 땅을 일구는 일꾼The Earth Moved, 2004/에이미 스튜어트Amy Stewart/이한중 역/달팽이 20050503 320쪽 12,000원
아주 예전에 농사짓기 좋은 땅을 고를 때 땅을 한 삽 퍼서 지렁이가 있는지 본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시간이 지나 지렁이에 대해 알면 알수록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새삼 경탄하고 있다.
다윈이 말년에 지렁이에 관한 연구를 한 것은 우연이 아니고, 지렁이는 문명을 위한 흙을 준비하는 역사가라 한 것은 지나친 과찬이 아니다.
다윈이 말년에 지렁이에 관한 연구를 한 것은 우연이 아니고, 지렁이는 문명을 위한 흙을 준비하는 역사가라 한 것은 지나친 과찬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