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디그, 미래를 위해 끊어진 시간을 찾는 일
세계 2차대전이 일어나기 직전, 영국 서턴 후(Sutton Hoo) 지역에 사는 이디스 프리티(캐리 멀리건 扮)는 자신의 땅에 있는 둔덕을 발굴해달라고 배질 브라운(레이프 파인스 扮)에게 의뢰합니다. 배질은 할아버지 때부터 인근 유적들을 발굴하는 일을 해서 실력은 최고지만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하여 자신을 고고학자(archeologist)가 아니라 발굴가(excavator)라고 소개합니다.
둔덕에서 배 유물이 나오자 대영박물관에서 고고학자 찰스 필립스가 와서 발굴을 지휘합니다. 아무도 관심이 없던 발굴작업이 국가적 관심거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유적을 발굴하던 배질은 현장에서 밀려나지만, 이디스의 도움으로 현장으로 돌아와 발굴을 계속합니다.
둔덕은 오래된 무덤이었습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중세 암흑시대(Dark Ages)의 유물이 나왔습니다. 이디스는 발굴된 부장품을 대영박물관에 기증하겠다고 배질에게 처음으로 말합니다. 병세가 나빠져 죽음을 직감한 이디스는 배질에게 말합니다. "우리는 죽어요. 결국에는 죽고 부패하죠. 계속 살아갈 수 없어요." 배질은 답합니다. "제 생각은 다른데요. 인간이 최초의 손자국을 동굴 벽에 남긴 순간부터 우린 끊임없이 이어지는 무언가의 일부가 됐어요. 그러니 정말로 죽는 게 아니죠."
서턴 후의 부장품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독일의 폭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앨드위치 지하철역(Aldwych underground station)으로 옮겨져 안전하게 보관했습니다. 이디스가 세상을 떠나고 9년 후인 1951년에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되었습니다.
〈더 디그 The Dig 2021〉는 사실을 바탕으로 쓴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이디스 프리티(Edith Pretty 1883~1942)와 배질 브라운(Basil Brown 1888~1977)이 1939년에 발견한 유물은 중세 영국에 살았던 초기 앵글로색슨 시대의 역사를 밝히는 가장 중요한 발견이었습니다. 영화와 달리 배질 브라운의 이름은 당시에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1985년 상설 전시실이 만들어진 뒤에야 배질과 이디스의 이름이 안내판에 등장했습니다. 배질 브라운과 찰스 필립스는 서로를 존중했고, 평생의 친구이자 동료가 됐다고 합니다.
전쟁이 코앞인데도 유적을 발굴하는 의미를 배질의 아내인 메이가 알려줍니다. "발굴은 과거나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했잖아. 후대에 그들의 뿌리를 알려주는 일이니까. 후대와 선대를 잇는 일이라고 입이 닳도록 얘기하지 않았어? 온 나라가 전쟁 준비로 바쁜데 왜 당신은 흙에서 뒹구는데? 다 의미가 있어서잖아. 곧 시작될 전쟁보다 더 길이 남을 일이니까." 〈더 디그〉는 시간과 연결에 관한 영화입니다. 최초의 손자국을 동굴 벽에 남긴 순간부터 우린 끊임없이 이어져 죽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죽음을 앞둔 이디스가 죽은 자들의 무덤을 발굴하는 이유입니다. 시간을 거슬러 잃어버린 역사를 찾는 일은 미래를 위한 일입니다.
영화는 땅을 파는 일처럼 고조된 긴장감 없이 덤덤합니다만, 미래를 관조하는 듯한 캐리 멀리건(Carey Mulligan)의 오묘한 미소를 보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둔덕에서 배 유물이 나오자 대영박물관에서 고고학자 찰스 필립스가 와서 발굴을 지휘합니다. 아무도 관심이 없던 발굴작업이 국가적 관심거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유적을 발굴하던 배질은 현장에서 밀려나지만, 이디스의 도움으로 현장으로 돌아와 발굴을 계속합니다.
둔덕은 오래된 무덤이었습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중세 암흑시대(Dark Ages)의 유물이 나왔습니다. 이디스는 발굴된 부장품을 대영박물관에 기증하겠다고 배질에게 처음으로 말합니다. 병세가 나빠져 죽음을 직감한 이디스는 배질에게 말합니다. "우리는 죽어요. 결국에는 죽고 부패하죠. 계속 살아갈 수 없어요." 배질은 답합니다. "제 생각은 다른데요. 인간이 최초의 손자국을 동굴 벽에 남긴 순간부터 우린 끊임없이 이어지는 무언가의 일부가 됐어요. 그러니 정말로 죽는 게 아니죠."
서턴 후의 부장품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독일의 폭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앨드위치 지하철역(Aldwych underground station)으로 옮겨져 안전하게 보관했습니다. 이디스가 세상을 떠나고 9년 후인 1951년에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되었습니다.
〈더 디그 The Dig 2021〉는 사실을 바탕으로 쓴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이디스 프리티(Edith Pretty 1883~1942)와 배질 브라운(Basil Brown 1888~1977)이 1939년에 발견한 유물은 중세 영국에 살았던 초기 앵글로색슨 시대의 역사를 밝히는 가장 중요한 발견이었습니다. 영화와 달리 배질 브라운의 이름은 당시에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1985년 상설 전시실이 만들어진 뒤에야 배질과 이디스의 이름이 안내판에 등장했습니다. 배질 브라운과 찰스 필립스는 서로를 존중했고, 평생의 친구이자 동료가 됐다고 합니다.
전쟁이 코앞인데도 유적을 발굴하는 의미를 배질의 아내인 메이가 알려줍니다. "발굴은 과거나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했잖아. 후대에 그들의 뿌리를 알려주는 일이니까. 후대와 선대를 잇는 일이라고 입이 닳도록 얘기하지 않았어? 온 나라가 전쟁 준비로 바쁜데 왜 당신은 흙에서 뒹구는데? 다 의미가 있어서잖아. 곧 시작될 전쟁보다 더 길이 남을 일이니까." 〈더 디그〉는 시간과 연결에 관한 영화입니다. 최초의 손자국을 동굴 벽에 남긴 순간부터 우린 끊임없이 이어져 죽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죽음을 앞둔 이디스가 죽은 자들의 무덤을 발굴하는 이유입니다. 시간을 거슬러 잃어버린 역사를 찾는 일은 미래를 위한 일입니다.
영화는 땅을 파는 일처럼 고조된 긴장감 없이 덤덤합니다만, 미래를 관조하는 듯한 캐리 멀리건(Carey Mulligan)의 오묘한 미소를 보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