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확장

시민의 확장
2016년 박근혜 탄핵 사태 때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아동·청소년은 이듬해 대선에서 투표하지 못했다.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선거법 연령을 19세로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동·청소년은 '보호와 배려의 대상'이지만 동시에 천부인권의 주체로서 '현재의 시민'이다. 즉 '성장하는 시민 becoming citizen'일 뿐만 아니라 '현재의 시민 being citizen'이기도 하다. 현존하는 시민이므로 당연히 시민으로 대우해야 한다(23)'.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은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고 국민의 지위를 인정받지만 참정권은 소외되었다. 우리나라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은 정당에서 활동할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64조에서는 최저 근로 연령을 '15세 이상자'로 규정하고, 민법상 혼인은 '18세 이상'이면 가능하다. 선거법 연령만 '19세'로 규정한다. 18세는 혼인과 동시에 성인의 권리와 의무를 갖지만 정치적 참여 영역에서만 권리를 제한받아 형평성에 어긋난다. '독일의 녹색당은 연령 제한이 아예 없다. '당의 기본 가치와 목표에 동의하는 모든 사람'이면 당원이 될 수 있다(78)'.

성인들은 그들의 의사 결정에서 오는 이익의 축소를 우려하기 때문에 '아동·청소년이 가능한 정치적 의사 결정의 영역에 늦게 진입하기를 바란다(54)'. '40세인 사람이 16세인 사람보다 그들을 대표하는 더 좋은 정당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는 없다(124)'. '19세 미만의 국민을 일일이 통제하려는 '유모 국가 nanny state'의 관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107)'. '세계는 21세에서 18세로, 이제 16세로 시민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125)'.

'우리는 재산, 성별, 인종의 장벽을 하나씩 무너뜨리고 인권의 영역을 확장해 왔다. 남은 것은 연령뿐이다(14)'. '아동·청소년은 국민이자 시민으로 함께하고 있다(86)'. 아동·청소년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권자의 권리를 행사하도록 하여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현재 독일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연령 제한 없는 선거권'의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시민의 확장은 성숙한 민주주의와 함께한다(127)'. 2002년 유엔아동특별총회에서 아동·청소년을 대표한 두 명은 이렇게 말했다.

어른들은 우리를 미래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현재이기도 하다.(10)

시민의 확장/김효연/스리체어스 20170224 176쪽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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