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령, 2024년 동지

전봉준투쟁단

2024년 동지는 유난히 긴 밤이었다. 밤이 깊을수록 시민은 더 강하게 연대했다. 추울수록 더 뜨겁게 세상을 바꾸고 있었다. 동지에 동지가가 울려 퍼졌다. 뭉클하고 고맙고 감사하다. 남은 인생을 빚졌다. 내란은 아직 진압하지 못했다. 여전히 내란은 현재진행형이다.

미래세대는 동지가를, 21세기 아침이슬이 된 다만세는 꼰대세대가 아스팔트 위에서 밤새워 따라 부르는 현장학습을 했다. 남태령은 생생한 민주주의 학교였다. 내 맘속의 국가인 〈님을 위한 행진곡〉을 떼창했다. 악은 효율적이지만 단순하고 선은 어렵지만 다채롭다. 적어도 우리는 위기 때 악의 평범함보다 선의 평범함이 우선 발현되는 협동적 공동체가 다수임을 확인했다.

서울로 향하는 전봉준투쟁단(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으로 구성) 트랙터가 남태령에서 가로막혔다. 굥서결을 체포하기는커녕 경찰이 내란부역자 짓거리작심하고 저질렀다. 공권력이 내란수괴는 감싸고 시민들을 적대시하였다. 따순 집구석에 틀어박혀 전농TV 라이브만 지켜보는 게 부끄럽고 송구해서 전농에 새털만큼 보탰다.

실질적 사형폐지국이라는 사실이 이렇게 안타까워질 줄 몰랐다. 내란수괴 굥서결은 사형 선고 후 빵에서 평생을 매주 120시간씩 거울 보며 가위바위보를 시켜 이길 때만 휴식 시간을 줬으면 한다. 수인번호는 특별히 王-1818로 하고.

차빼라! 힘내라! 농민이 최고, 농사가 최고! 나갈 때도 됐는데, 굥서결 방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동짓밤 모진 한파를 뚫고 뜨거운 입김을 뿜으며 쉰 목소리로 질서 있는 퇴진을 사방에 고했다. 동지가 지났다. 밤은 점점 짧아진다. 세상 이치다.

2024년 동지, 시민들이 남태령으로 모였다. 동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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